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당신은 월급 날에 무언가를 ‘보상’ 삼아 충동구매해본 적이 있는가?

     

     

    심리계좌
    심리계좌

     

    혹은 평소라면 절대 사지 않을 고급 커피를 여행지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마시진 않았는가?


    『심리계좌』는 우리가 어떻게 돈을 다르게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지갑을 여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의 핵심 개념은 제목 그대로 ‘심리계좌(Psychological Accounting)’다.

     

    이는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가 주창한 개념으로, 사람들은 실제 금전의 흐름과는 다르게 마음속에 여러 개의 ‘계좌’를 나누어 돈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월급 계좌, 보너스 계좌, 용돈 계좌처럼 구분하고, 각 계좌에 따라 전혀 다른 소비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이 개념을 이해하는 순간, 왜 사람들은 보너스를 받으면 갑자기 씀씀이가 커지는지, 왜 복권 당첨금은 금세 사라지는지를 납득할 수 있다.

     

    ‘돈은 돈’이 아니라, 어떤 ‘계좌’에 들어왔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가 부여되는 셈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개념 설명을 넘어서, 다양한 실험 사례와 일상 속 예시를 통해 독자에게 깨달음을 준다.

     

    저자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다양한 심리적 오류와 연결 지으며, 이성적 판단과 감정적 반응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분석한다.

     

    특히 ‘구매 정당화’, ‘비용 회피’, ‘기회비용 무시’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심리적 함정들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만든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는다. ‘나는 숫자를 따져 소비하는 게 아니라, 감정에 따라 돈을 쓰고 있었구나.’


    예컨대, "비싼 밥 한 끼지만 친구랑의 추억이니까 괜찮아"라는 자기 위안도, "평소엔 안 사지만 여행 와서니까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핑계도, 전부 심리계좌가 작동하고 있는 예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소비의 오류를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소비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향도 함께 제시한다는 점이다.

     

    심리계좌는 무조건 나쁜 게 아니다. 이를 ‘의식적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소비 통제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비용은 따로 통장을 만들어두고 심리적으로 분리시켜두면, 일상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계획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심리계좌』는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다. 이는 자기 자신의 심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심리학 책이자

     

    더 나은 소비 습관을 위한 지침서다.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내 월급을 어디에, 어떤 감정으로 쓰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음 커피 한 잔을 사기 전에 한번쯤 멈추게 된다.

     

    이건 진짜 필요한 지출일까, 아니면 그저 기분전환을 위한 지출일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반응형